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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들게 하려고 ‘큰 슬픔’ 일으켜 사무량심⑨-세상을 향해 품는 여래의 슬픔 그릇된 생각 착각 사로잡힌 중생 바른 길에 머물게 하려고 ‘인도’ 여래는 이 세상을 향해 32가지 슬픔을 가득 품습니다. 앞서 16가지 경우에 이어 다시 16가지 경우에 여래는 슬픔을 일으킵니다.
“이 세상은 온 곳이 없는데, 중생은 어디서 왔는지에 집착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간 곳이 없는데, 중생은 떠나감이 있다고 집착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발생하지 않았는데, 중생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났는지를 헤아리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희론(戱論)이 없는데, 중생은 희론에 집착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빈 것(空)인데, 중생은 있다는 견해에 빠졌으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상이 없는데(無相), 중생은 상이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지음이 없는데, 중생은 지음이 있다는 생각에 집착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렇게 중생은 세상 모든 것에 자기 성품이 없음을 알지 못하고 자꾸 무엇인가가 있다, 혹은 그것이 없다고 고집해서 탈이 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헛발질을 하게 되는데, 여래는 그런 중생을 보고 있자니 또 슬픔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 세상은 언제나 서로에게 성내고 한을 품고 다투고 경쟁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그릇된 생각을 품고 뒤바뀐 착각에 사로잡혀 그릇된 길을 걸어가니 이들을 바른 길에 머물게 하려고 하니,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은 재물이나 음식에 만족할 줄 모르고 끝없이 욕심을 일으키며 서로 애태우면서 빼앗기를 멈출 줄 모른다. 여래는 이런 중생들로 하여금 믿음과 계율, 법의 들음, 보시, 지혜와 같은 성스러운 재물에 머물게 하고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중생은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전전긍긍하여 은애(恩愛)의 노예가 되어 온갖 밥벌이에 나선다. 그러면서 취약하고 위태로운 이런 재물에 대해 굳건하다는 생각을 일으키니 이런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것이 덧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려고 여래는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중생에게 몸은 원수와 다를 바가 없거늘 친구처럼 여겨서 탐착하고 양육하니, 여래는 이런 중생들의 진정한 선지식이 되어 저들로 하여금 온갖 괴로움을 마치고 궁극의 열반에 들게 하려고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중생은 남을 속이거나 잘못된 수단으로 즐거이 밥벌이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니 저들을 바른 생계수단으로 살아가게 하고자 여래는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중생은 괴로움 투성이고 깨끗하지 못한 집에 즐겨 집착하니 이들을 삼계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여래는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연을 따라 있거늘, 중생은 성스러운 해탈에 게으름을 피우니 저들에게 정진을 말해 기꺼이 해탈하게 하고자 여래는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중생은 걸림 없는 최상의 지혜를 저버리고 성문과 벽지불의 도를 구하니 저들을 불법에 대해 커다란 마음의 인연을 내게 하려고 이끌고자 여래는 이에 커다란 슬픔을 일으킨다.”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부요 최고라고 여기는 세속의 가치들이 언젠가는 그런 우리의 바람을 저버리고 말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걸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노력과 바람을 저버리는 세속의 모든 것들에 집착하고 애면글면하는 모습이 바라보자니 여래께서는 슬프기 짝이 없다는 것입니다. <범천사익소문경>제2권에 나오는 여래의 32가지 큰 슬픔은 이와 같습니다. 이래저래 부처님 가슴속에는 슬픔이 사라질 날이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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