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자유게시판
  |
개인연구실
  |
나의 산행 일지
  |
왕초보 자평명리
     

HOME
  비망노트
자유게시판
개인연구실
  세상사는 이야기
  공 부 방
  자연과학이야기
나의 산행 일지
  산행일지
왕초보 자평명리
  명리 연구 자료실
  이름감명프로그램

193344 번째 방문객 (오늘 42명)

명사들의 주례사 ...유종근 이근후 박찬종 이회창 손덕수 송자

1.작은 일에도 마음쓰는 자상함이 큰 행복을 부릅니다 (유종근)


이제 신랑과 신부는 여러분 앞에서 성혼을 선언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힘찬
새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향한 새출발입니까? 이제까지 자신들을 보호해
주던 부모님 슬하의 행복을 떠나 자신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기 위한 새출발입니다.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돈 많이 벌기,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아지고, 자식들이
공부 잘하는데 있습니까?  

물론 그런 것이 다 도움은 됩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것만이 행복의 필수 요건이라면
행복한 가정은 결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행복은 아주
작은 일들에 있습니다. 인간은 매우 복잡한 생명체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간단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상심을 하곤 합니다. 죽고 싶도록
괴로운 마음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도 하찮은 친절에 다시 삶의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친구에게서 온 전화 한 통화에 우울했던 기분이 사라지고 밝아집니다. 그래서 미국의
여류시인 메리 하트만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인생은 작은 일들로 만들어졌다.
우리의 인생을 아름다움으로 채워주는 것은 위대한 희생이 아니라 가끔씩의 미소와
자주 듣는 즐거운 언어들이다.” 그렇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남편이 아내에게 그리고
아내가 남편에게 미소어린 표정과 듣기 좋은 말, 그리고 그런 표현없이도 행동으로
드러나는 사랑과 이해, 이러한 작은 일들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집안에서 자란 형제 간에도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의견충돌이 없을 수 없는데,
하물며 이제까지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신랑과 신부가 앞으로 함께 가정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의견충돌이 있게 됨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것은 부부가
적응해 가는 과정이며 모든 부부들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관문이기도 합니다.
부부는 한 몸입니다. 그러다보니 서로 흉허물이 없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함부로 하기도 쉽습니다. ‘사람 좋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 즉 부모형제나 아내, 남편들에게는 정작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깝기 때문에 소홀히 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습관에 젖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작은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에 그리 되는 것입니다. 신랑과 신부가
이제 새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서로 상대방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적응해 가야 하는데, 작은 일이라고 소홀히 하면 이 기간에 심한 마찰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있어서 처음이자 마지막 난관입니다.
작은 일에 신경을 쓰면 큰 일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작은 일들은 조금만
신경쓰면 실행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작은 일이기 때문에 무심코 넘어가기 쉽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작은 일들에 신경을 쓰십시오. 한마디 듣기
싫은 소리, 또는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바로 우리 가정의
행복을 깨뜨리는 원인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언행을 조심하면 이 가정에는 반드시
행복이 보장됩니다. 부부간에 흉허물이 없다보니 흔히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라고 핀잔주는 일이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도 가끔 있습니다. 결코 그래서는 안됩니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 주어야만 안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고, 밖으로는
성공하는 사회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도 살아오는 동안 아내를 무안하게 한
일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내에게는 물론 저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조심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당신은 능히 해낼 수있을 것’ 이라고 격려해 줍니다. 그리고 최대한
도와줍니다.

미국의 어느 부자에게 재산을 모으는 비결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돈이 저절로 따라 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무책임한 말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하게 되니까 일이 잘되고 마침내는 성공하게 된다는, 아주 평범
하지만 매우 소중한 진리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부 간에 서로 작은 일에 신경을 쓰면 그 가정은 즐거운 가정이 되고
즐거운 마음과 자신감으로 일하게 되며, 직장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어 업무 능률도
향상되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즐거운 가정은 성공의 필수요건입니다. 작은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큰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작은 일에 신경을 쓰십시오. 그리하여 부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성공하는 삶을 누리십시오. [전북지사]



2.공통된 가치관을 평생 추구하는 부부가 되십시오(이근후)
 

인생의 후배를 가르치는 일은 다른 어느 일보다 보람있습니다만, 결혼식의 주례를
보는 것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최소의 단위이고 결혼은 개인이
가정으로 진입하는 문과 같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역사를 넘어 사회의 역사로 기록될
순간에 함께 동참하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보람되겠습니까.


이 자리를 빌어 저는 세 가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먼저 신명나게 사십시오. 창의적으로 사십시오. 부부 간 잦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잠재력을 찾아주고 키워주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서로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규격화된 삶은 당장 안정되고 편안할지는 모르겠으나 도무지
재미가 없습니다. 보람도 없구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신명나는
일입니다. 요즘, 혼수가 적으니 많으니 하면서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서도, 처음
하는 살림이면서 두 사람이 숨바꼭질 해도 될 만큼 너른 집에 없는 것 없이 갖춰놓고
시작하는 커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재미없는 삶입니다.
단칸방에서 방 2개 짜리로 집을 넓혀가고, 전세방을 수년간 전전하다 마침내 내 집을
갖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갖고 싶으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참고 있던 그릇 하나를 마침내 구입했을 때 그 기쁨도 겪어 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이러한 기쁨이 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쁨입니다. 이러한
기쁨이 속속 넘쳐날 때 우리의 삶은 신명이 넘쳐나게 됩니다.

부부가 함께 하나의 가치관을 추구하며 사십시오. 부부의 공통된 가치관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결혼 전, 늦어도 결혼 직후까지는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충분히 얘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같은 목표를 위해 힘껏 뛸 수 있으니까요.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양보하고 싶지않은 가치를 품고 살아갈 때, 우리는 삶의
본질을 좀먹는 허례와 허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쓸데없이 비교하고
낙심하고 분별없이 모방하는 일도 없게 됩니다. 어떤 소설가의,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좋은 소설만 썼으면 좋겠다고 하는 넋두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소설가에게 최선의 가치란 좋은 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소설
말고 어떠한 것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어떤 호사스러운 음식도 재미난 일도 그에겐
하찮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변해가는 것도 삶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의 가치 기준에 휩쓸려 다니는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가치기준이 확실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스스로 정한 가치를 좇아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 결혼식에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고 계십니다. 요즘 같이 바쁘고, 정신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일일이 남의 결혼식 찾아 다니며 축하하는 일이 여간한 정성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예식장 오가는 데 만도 서너시간이 족히 걸리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결혼 후 이 고마움을 되갚으며 살아야 합니다. 한평생 살아가다보면 불특정 다수로
부터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 신세를 그냥 감사하다, 하는 정도로 스쳐 지날
것이 아니라 특정한 소수에게 자신의 도움을 나눠주면 신세갚음이 됩니다. 이
고마움의 사슬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되어 이 세상은 보다 많은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지난 연말에도 우리 부부는 평소 다니던 고아원에 가서 그림을 바꿔 달아주며 그곳
아이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눠 가졌습니다. 연말이라 얼굴 한 번 보자는 모임도 많았고,
이름 붙은 모임도 많았지만, 거의 대부분 사양했습니다. 우리 부부에겐 아이들의
정서를 다독거려줄 그림을 거는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부부 사이에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씀 드리며 주례사를 맺겠습니다.

살다가 사랑이 좀 시든다 싶거든 한 번 곰곰히 따져보십시오. 저 사람은 나의 어떤
점을 좋아할까, 나는 저 사람의 어떤 점이 좋은가, 그것을 파악하여 상대의 좋은
점을 사랑하고, 그가 좋아하도록 나를 가꾸십시오. 어렵겠습니까?  [신경정신과 전문의]



3.두 사람은 이 순간을 영원토록 간직해야 합니다 (박찬종)


오늘 이 두 사람의 결합을 축하하고 증거하기 위해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신 분들께
신랑, 신부와 양가 혼주를 대신하여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겠
습니다. 먼저 신랑, 신부는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세요. 이 자리에 서면 누구든지
떨리는 법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신랑이 신부보다 더 떨고 있는 것 같아요. 자! 신랑만
다시 크게 심호흡을 하도록. 처음하는 거라서 그렇게 떨리는 것입니다. 나도 그렇게
떨면서 결혼했어요. 자! 다음은 서로 마주 보고 눈을 맞춰 보세요. 두 손을 맞잡고
혼인서약을 합시다. 이 혼인서약은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 즉 영혼에 하는 성스러운
것입니다.

두 사람은 이 순간을 영원토록 간직해야 합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로 변할 때까지 두
사람은 변치 말고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생활하는
도중 어렵고 힘들 때는 이 순간을 기억해내고 슬기롭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외국 속담에
전쟁에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번
기도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결혼은 인생에 있어서 그 어느 경우보다 중요하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선 신랑, 신부를 보니 서로가 아주
많이 닮아 있어요.

한 90% 정도 닮은 것 같은데, 나는 부부란 서로가 닮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1년에 1%씩 닮아가면 10년 후에는 완전히 일치하는 한 쌍이 되는 것입니다. 겉모습만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눈빛도 닮아가고 마음이 하나로 닮아가는 것을 사람들은 부부가
닮는다고 표현하는 거예요. 또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를 주장하는 것보다는 서로 생각해
주고 양보하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정이 생기고 그 정 때문에 모든 미움을 화해와
용서로 감싸안을 수 있습니다. 자! 신랑, 신부는 서로 마주 보고 맞절을 하도록 하세요.
신랑은 특히 깊이 절해야 합니다. 신부보다 더 낮게 깊이 하도록. 최고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하세요. 신혼여행지에서도 매일 아침 일어나 마주 앉아 인사를 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두 사람이 연애를 오래도록 한 후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그래서 지금 서로에게 반말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부터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도록 하세요. 특히 신랑은
아내에게 반말을 하지 마세요. 인구의 절반은 여성입니다. 여자가 아이를 낳습니다.
모국어, 모성애란 말은 흔히 써도 부국어, 부성애란 말은 흔하게 쓰지 않습니다.
민족과 국민의 반이 여성입니다. 아이들은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자랍니다. 아이는
엄마의 액센트를 닮습니다. 아버지가 경상도 사나이고 어머니는 서울 사람이라면 아이는
서울말을 쓰게 되어 있어요. 아버지가 서울 사람이고 어머니가 경상도 사람이라면
아이들은 경상도 억양을 쓰게 되어 있어요. 그만큼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는 증거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는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을 일일이 기억할 것은 물론이고 특히
이 자리에 오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 분들이 왜 참석하지 않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하객으로 오지 못한 분들 중에서 이미 고인이 된 분도 계시겠지만
혹 신랑, 신부가 바쁜 일정 탓으로 미처 챙기지 못해 통지를 못 받은 분도 많을 것입니다.
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이런 분들을 먼저 찾아뵙고 인사 드리는 게 인생을
새출발하는 젊은이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태초에 여자를 만들었을 때 남자의 갈비뼈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이야기에는, 그 갈비뼈가
가슴 전체를 감싸고 있는 뼈이기에 남자는 여자를 그의 가슴 일부분처럼 뜨겁게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신랑, 신부는 이 말을 명심하고 오늘 이 순간의 서약이 부끄럽지
않게 진실로 사랑하는 부부가 되길 바랍니다.



4.내 짝이 최고라는, 믿음으로 (이회창)


 독자께서 이 글을 읽고 계실 때 쯤이면, 저는 시아버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3월 중순, 제 큰아들이 결혼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 주례사는 결혼을 앞둔
이땅의 모든 신랑과 신부에게 드리는 말씀이기도 하고,그 중의 한 커플인 제
큰아들과 며느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공직에 있으면서도 주례를 많이 서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행사인 결혼식을 책임지는 주례로서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를 알고 있어서지요.
여러분이 이제 결혼함으로써 새로운 가정이 탄생하게 됩니다. 가정은 이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로 그 위에 이웃과 사회와 국가가 튼실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초단위인 가정이 건강해야 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모이기만 하면
정치에 관한 화제를 입에 올리고 있습니다만, 국가의 살림살이인 정치도 건강한 가정이
밑을 바쳐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건강한 가정을 가꾸기 위해서 손꼽아지는 중요한 요소들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다른
기회를 통해서 여러 차례 그 요소들에 대해 충분히 들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여기서는 제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정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말’입니다. 한 집안을 방문해서
부모와 자식 간에, 배우자 간에 서로 오가는 말이 어떤가만 보더라도 가풍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말은 중요합니다. 물론 부모님께 자식들은 공손한 자세와
언어로 말씀을 드려야 하지요. 그런데 배우자의 부모님은 육친의 정이 없어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의 대화에서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긴장을 하게 되고 솔직한 말보다는 좋은 말만 짐짓 골라서 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입니다. 비록 의식적이긴 하나 긴장한 가운데 공손하게 오가는 말을 통해 자식은
부모님께 공경의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고, 부모님은 자식에게 자애의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배우자의 부모를 두고 ‘당신의 아버지, 당신의 어머니’
운운 하는 것입니다. 내편 네편을 확실히 가르고 얘기해 보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비록 육친의 관계는 아니더라도 결혼의식을 통해 부모와 자식으로 다시
태어난 사이인데, 말 한마디로 편을 가르고 의식적인 관계를 조장해서야 가정이
제대로 건사될까 걱정입니다. 친부모님이라고 해도 반말은 좋지않습니다. 반말을
한다는 것은 부모님을 거칠게 대하는 원인이 되고, 거칠게 대하다 보면 사이가
나빠지기도 합니다. 저도 기억하기로 말을 배우면서부터 부모님께 경어를 써왔습
니다. 배우자 간에도 말은 중요합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친근하다는 이유를 대며
보통으로 반말 하는 것을 흔히 봅니다. 그런데 말이라는 게 하다보면 험해지고
실수도 하게 되며 아차, 하는 순간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꼽게 되고 마음에 간극을
남기게됩니다.


자녀를 낳아 기를 때도 말을 배울 때부터 경어를 가르쳐야 합니다. 자유롭고 발랄
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자녀를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에게 절대로 반말하지
못하게 가르치세요. 자녀더러는 엄마, 아버지에게 반말하지 마라, 하면서 자신들은
부모님께 반말하는 모순을 아이들에게 보이고 싶은 분은 없을테니, 자연 경어를
제대로 쓰는 집안이 될 것입니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창조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좋은 말,
예의를 갖춘 말을 쓸 때 건실한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에 예의를
갖추고 경어를 쓰게 되면 품성이 순화되고 가정의 분위기가 매우 좋아집니다.


경어를 쓰게 되면 서로 정이 안간다구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습성화되면 공경하는 가운데서도 얼마든지 친근해질 수 있습니다. 살다보면 부부
싸움을 할 때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경어를 잘 쓰다가도 화만 나면 말이 거칠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이때 더욱 예의를 차려 경어로 싸우세요. 부부가 반말로 다투는
것과 경어로 다투는 것에는 결과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 이제는 신랑 잘 들으십시오. 아내로 하여금 남편을 믿게 하십시오. 능력을 믿게
하고, 말을 믿게 하고, 행동을 믿게 하고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믿음 가득한 기대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게 하세요. 물론 부부 사이에는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쩌면
사랑이란 말을 꺼내는 것조차 어색한 저희 연배에서는 사랑이란 말을 믿음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지도 모릅니다. 믿음이라는 이름의 사랑으로 아내를 이끌어 가십시오.
그래야 결혼식에서 서약하는대로 오래 오래 잘 살 수 있습니다. 신부에게도 따로 할
말이 있습니다. 남편으로 하여금 집에 돌아오는 일을 가장 즐겁게 여기게끔 남편을
편하게 해주세요. 제 경우를 예로 들어볼까요. 밖에 일로 잔뜩 몸과 마음이 무거워져
집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상의를 벗는 순간 그 무거운 짐이 일순간
벗겨지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제 아내가 곰살맞다거나 애교가 있어
그덕에 제가 편안해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제 아내는 매사에 낙관적이고
남편 앞에서 밝고 환하게 웃어줄 줄 압니다. 부디 남편을 편하게 해주십시오.


신랑, 신부 두분께 드릴 말씀도 있습니다. 남편을, 아내를, 자녀를 절대 남과 비교
하지 마십시오. 무의식적으로라도 비교하지 마세요.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내 아이들이
최고다,라는 아집에 가까운 마음으로 살아가십시오.



5.과거의 ‘나’를 부수고 새로운 ‘나’로 (손덕수)


두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아름다운 순간, 잊지 못할 환희의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첫째로 생명으로 태어나는 순간일 것이고, 둘째는 남남이 만나 한 쌍의 비둘기
같은 부부로 태어나는 화혼의 순간일 것입니다. 이 순간들은 우리 일생에서 최고의
기쁨과 최상의 환희, 신비스러움의 극점을 이루는 것이기에 그토록 공을 들여 치장을
하고 사회의 지탄을 감내 하면서도 거금을 들여 축제의 잔치를 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도의 한 성자는 혼례의 순간을 전우주적 사건으로 해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복을 빌어
줍니다. ‘우주 전체 역사에서 보면, 사람이 인간 생명으로 태어나려면 수십억년이란
긴 세월을 선과 도를 쌓고 기다려야 비로소 사람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는 행운을 얻는다.
연인으로 만나고 부부라는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요, 온 우주가 합장하여
축가를 불러 줄 일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 젊은 한 쌍이야말로, 사랑의 천상배필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므로 생명으로 만나고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혼례는 개인으로 출발하여 가족에서 국가,
우주로까지 그 사랑의 파장이 퍼져 나가 온 천체와 인연의 줄을 맺는 ‘사건’입니다.
아름다운 한 쌍의 부부가 태어나는 것은 건강한 국가, 아름다운 우주를 만들어 가는
일이기도 하므로, 오늘 이 혼례 의식은 우리 모두의 잔치이기도 합니다.

혼례는 사계절과 같습니다.
씨를 뿌리는 봄, 씨앗을 싹틔워 자라게 하는 여름, 꽃 피워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
풍성한 열매의 노고를 거둬 드리며 명상으로 즐기는 겨울이지요. 여기 오늘 인생이란
들판에서 씨를 뿌리겠다고 손잡고 나와 선 한 쌍의 신부와 신랑을 보십시오. 인생 농사를
짓겠다는 아름답고 용기 있는 두 남녀에게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냅시다. 뿌린 씨가
싹으로 돋아나 열매를 맺으려면 화창한 봄 날씨만으로는 안됩니다. 작열하는 여름 태양,
비와 바람 심지어 우박과 천둥번개도 필요한 법입니다. 하나의 열매는 전 우주와의
합작품입니다. 하물며 인간이 씨 뿌리고 열매를 맺는데는 기쁨만큼 슬픔도, 환희만큼
좌절도, 성취만큼 실패도 있겠지요. 한 낮에 태양과 함께 달이 있듯이 양과 음이 함께
존재하고, 양에겐 음이 음에겐 양이 필요합니다.

러시아 속담에 ‘항해를 떠날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 때는 두 번, 결혼하려거든
세 번 기도하고 하여라’라는 말처럼 결혼은 어려운 선택입니다. 인간은 사랑을 먹으면서
사람이 되고, 결혼은 희로애락을 먹으며 열매를 맺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아리따운 나의 신부여! 나의 신랑이여!
결혼은 연애와 다릅니다. 연애기간에는 사랑이란 용광로 속에 상대방의 장단점이 모두
용해되어 두 눈이 완전히 멀게 되어 서로 감격과 환희로 공중에 붕 뜬 상태로 됩니다.
연애기간이 서로가 마주보며 입술을 맞대고 있는 시기라면, 결혼은 서로 한 손을 쥐고
한 정점을 향해 뛰어 가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흔히 장거리 마라톤 경주에 비유됩니다. 마라톤에 필요한 것은 우주 에너지,
즉 힘을 주고 제 코스를 잘 달리도록 서로 격려해 주고 쓰러지거나 지쳐 있을 때 용기
주고, “당신은 해 낼 수 있을 거야.”, “당신만 믿는다.”고 용기와 애정을 재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결혼은 또한 상대방이 되어 봄으로써 ‘온전한 나’를 만들어 가는 정원이기도 합니다.
‘너‘를 받아들여 ‘나’를 완성케 하는 도장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가 너 되어 볼 때
비로소 한 몸이 되는 것이지요.

이스라엘 혼례에는 신랑, 신부가 주례 앞에서 유리잔을 던져 깨는 관습이 있습니다.
‘옛날의 나’를 박살내고, ‘새로운 나’로 탄생하겠다는 다짐이라 합니다. 이처럼 내가
너 되어 보려고 가끔 역할을 바꿔 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노고와 사랑,
안타까움이 나의 것이 되어 다음과 같은 멋진 고백이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즉 ‘사랑의 당신! 오늘은 당신이 나의 하늘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나의 부처는
당신이었습니다’. 그러할 때 감사의 감격과 연애의 감회가 새록새록 돋아 나와 온 가정을
향기와 노래로 감싸게 할 것입니다.

결혼생활은 힘들고 어렵고 고달프지만, 그것을 지상의 천국으로 만들어야 할 사람들은
젊은이입니다. 점잖은 침묵을 황금으로 아는 공자의 후예인 한국 남편들은 아내 사랑을
침묵으로 일관, ‘젊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요새 젊은 각시들은 서구적인
표현과 태도를 좋아합니다. 하루에 한 번씩 서로 사랑과 감사를 언어의 몸짓으로,
봉사로 표현해 보십시오.

오늘 이 주례자가 희한한 주문 한가지 하겠습니다. 왜 예수가 제자의 발을 씻겨 주었는지
아십니까. 그것은 상대에 대한 최대의 찬사, 격려, 사랑의 표징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부여! 나의 신랑이여! 저녁마다 제일 수고하고도 침묵을 지키는 저 암울한 곳에서
주인 얼굴만 올려 보는 발들을 씻겨 주며 입을 맞추는 거룩한 행사를 신혼 때 꼭 버릇
들여 해 보십시오. 그러하면 일생 금술 좋은 부부로 온 가족과 사회를 평화롭게 만들
것입니다. 그것을 30년, 50년 한 부부는 따로 도를 닦지 않아도 도인, 선인이 될 것입니다.

결혼이란 여와 남을 싣고 신께로 노 저어 가는 ‘나룻배’입니다. 자, 지금부터 나룻배에
올라 탈 준비를 하십시오.

손덕수 교수가 제안하는 결혼 5계명
1. 좋은 점은 크게 칭찬하고 나쁜 점은 장님 되라.
2. 구속은 사랑을 시들게 하므로 자유와 해방을 주어라.
3. 성 역할의 담을 헐어 내(너)가 너(내) 되어 보기, 그것을 통해 우주 전체를 끌어안자.
4. 결혼은 쌍두마차, 부부가 결혼과 인생의 주인임을 명심하자.
5. 결혼은 성과 사랑을 통해 이웃과 신을 느끼게 하는 도장이자, 학교다.



6.제 몸 위하듯 서로 섬기며 사십시오 (송자)


먼저 성경말씀을 인용하겠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예수께서 말씀하신대로 오늘 결혼함으로써 부부가 되는 두 사람은 이제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하나로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보면 두 사람이 합쳐 하나가
되는 것은 큰 비밀이라고 했습니다. 산술적으로는 하나와 하나가 합치면 둘이 되는데
예외가, 사람이 성장해서 결혼하는 일입니다. 여기서부터 비밀이 시작됩니다. 성경의
이 비밀을 완성하는 것은 하나, 하나가 더해져 하나가 되는 가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가 되는 가정은 서로를 내 몸 같이 섬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 아닌 누군가를
섬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개는 나는 잘하려고 해도 그쪽에서… 하는 식의
변명부터 앞서게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처럼 아무리 힘든 상대도 내 몸처럼 섬겨보세요.
그도 나를 섬기게 됩니다. 서로 대접받겠다고 주장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대접을 받고 싶으면 먼저 대접을 해보세요. 그래야만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지
않고 비로소 하나가 됩니다. 각각의 하나가 합해져 하나가 된 다음에 할 일은 자식을
섬기는 일입니다. 사랑은 내려 흐르는 것이므로 자식을 섬겨 가문을 번창시키는
것이야말로 효도입니다. 우선 아들 딸을 섬긴 다음 부모를 섬기십시오. 그 다음에는
이웃을 섬겨야 합니다. 그 다음에 지역사회를 섬기고 나라를 섬기고 또 그 다음
세계를 섬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오대양 육대주 어디 가서도 더불어 사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더불어 살려면 남을 어떻게 도와주고 어떻게 섬기고 어떻게 희생하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런 걸 제대로 하려면 섬김의 자세로 앞에 말한 그 순서를 분명히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부부가 하나됨의 간곡한 의미이며 , 하나됨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결혼 전까지
신랑과 신부는 많은 사람들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부모님과 이웃과 친구와 나라의
도움이 없었으면 오늘날 이와 같은 기쁨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은혜를 잊지
마십시오. 속된 사랑에 눈 멀어 둘만 아는 삶은 이 은혜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두 분의 삶은 그동안 누려왔던 그 많은 혜택과 도움들을 하나하나 되갚는 것으로 엮어
가십시오. 우리에게 지금과 같은 의식이 필요한 것은 두 사람의 혼인서약을 더욱 신성시
하기 위한 것입니다. 혼인서약은 약속 중에서도 매우 큰 약속입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선택한 것에는 책임질 줄 알아야 합니다. 좋고 신나는 일은 누구나 다투어
책임지려 합니다. 내가 그렇게 했노라고 자랑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비오고 눈바람 부는 것처럼 좋지 않은 일은 이겨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준비란 다름아닌 참을 수 있는 용기이며 이 용기는 좋을 때 차곡차곡 쌓아두어야 합니다.
결혼에 임하는 두 분께 드리는 저의 부탁이 이러하거니와 두분을 위한 다음의 기도로 축하의
말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주여! 오늘 이 신랑과 신부가 주님 앞에서 결혼선을 타고 인생의
목적지를 향하여 출범하오니 하늘에는 바람이 없고 바다에는 파도가 없게 하옵소서. 새로
탄생하는 이 부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고, 서로가 말하는 것을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하여 주시옵소서. 서로가 예의를 지키기를 바라는 것처럼 예의를 지키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서로가 잘못한 것을 알았을 때는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조금 잘못한 것에는 눈을 감게 하시고 잘한 일에는 눈을 크게 뜨고 볼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하므로 서로가 마음 속으로 존경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사랑을 하려고 하게 하시고, 잘 살기를 힘쓰는 것이 아니라 옳게 살기를
힘쓰는 부부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출범하는 이 결혼선은 영국 청교도의 메이 플라워호
같이 신앙을 싣고 가게 하시고, 콜롬버스의 배와 같이 신세계를 찾으러 가게 하옵소서.
오늘 결혼하는 이 신랑과 신부는 세세의 부부가 되게 하시고, 아들과 딸을 낳으면 효자 효녀가
되게 하시고, 항상 소득이 소원보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하사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명지대총장]

이 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름
암호
1315 번째로 읽음
작성 일자 : 0000/00/00 00:00
수정 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