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장기투자 `저층단지` 유망

작성자 : 매일경제 황종덕 기자 | 작성일 : 2003/04/14

재건축에 투자하려면 늦어도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투자를
총괄하는 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는 주택 건설촉진법, 도시재개발법, 도시 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특별조치법 등으로 나뉘었던 법률을 통합한 것이다.

중요한 변화

정비법에 따라 우선 300가구 이상 또는 1만㎡ 이상 지역에서는 반드시 재개발처럼 정비
구역을 지정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도시 계획구역상 아파트지구나 지구단위
계획지구는 정비구역이 수립된 후에야 재건축을 위해 기본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데만 2~3년이 걸리고 기본계획 변경도
1~2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지연에 따른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 안전진단도 어려워졌다. 안전진단 통과문제를
시ㆍ도지사가 사전에 평가하도록 강화했다. 이상의 두 가지만 고려해도 사업기간 문제로
수익성이 요동친다. 따라서 단기투자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 물론 바뀐 법이 무조건
규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사업추진이 타당하면 승인을 빨리 내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제대로 고르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3년 내 시세차익 누리려면

시세차익 실현기간을 3년(1가구 1주택시 양도세 비과세 대상기간)으로 잡고 있는
투자자들이라면 사업 진행속도를 우선 점검해야 한다. 더 이상 소문으로만 값이 오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투자자들에 속한다면 사업승인을 막 끝낸 아파트단지에 투자하는 것이 차라리 안전하다.
큰 폭의 상승을 노리기보다 빠른 사업진행으로 회수기간을 줄이라는 이야기다. 예컨대
수원 팔달구 매탄주공 15평형의 경우 사업승인이 난 직후에 값이 1억원으로 뛰었다.
사업승인 이후 가격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시나브로 값이 올라
결국 6개월 남짓한 기간에 3000만원이 더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권선 주공 14평형은 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계라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았지만 상승폭은 최고 2000만원 상승에 그쳤다.

장기투자는 저층 단지에

여유자금을 3년 이상 묻어둘 수 있다면 안전진단 통과가 유력한 저밀도 단지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발밀도가 낮은 노후한 저밀도 단지부터
사업승인을 내줄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 가운데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곳을
고르라는 이야기다.

내집마련은 관리처분단계 직전 아파트로

직접 들어가서 살 용의가 있다면 안전하게 관리처분단계에 있는 아파트나 일반 분양분을
노리는 것이 좋다. 과거 같으면 사업승인이 끝나면 이주와 철거가 빠르게 진행됐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우선 최근 들어 조합원들이 자기 몫을 찾으려는 목소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7월부터 바뀐 법이 적용되면 관리처분단계도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계획을 인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 공람ㆍ공고와 이견 수렴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견에 따라 조정기간이
길어지면 사업추진 속도도 그만큼 느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마음편하게 일반 분양
물량에 청약하거나 분양 직전 조합원 지분을 사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한편, 자금이
적은 투자자라면 결국 입질이 적었던 초기단계를 훑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가급적
바뀐 법령에서 정하는 규제를 피하거나 빨리 통과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이런 투자처로는
정비구역 지정을 받지 않는 300가구 미만 소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있다. 사업속도는
빠르면서도 주목을 덜 받아 아직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료원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