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 전세 ‘강남發 특수’

등록일자 2003-09-24 자료출처 파이낸셜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이 때아닌 전세 난을 겪고 있다. 전세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되고 다른
지역에선 세입자를 찾기 힘든 월세물건도 어렵지 않게 소화되고 있다.
이는 인근 강동시영 2단지를 비롯해 송파구 잠실주공2·3단지, 잠실시영 등 대규모 재건축아파트의
이주·철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일부 강남권 아파트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23일 고덕주공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덕주공 대부분의 단지가 가을 이사철과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단지의 이주로 인해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이 크게 움직이진 않지만 전세물건을 구해달라는 대기수요는 줄을 잇고있다.

고덕2단지의 경우 비교적 선호도가 낮은 꼭대기 층인 5층의 경우 일부 중개업소에 전세물건이
있지만 1∼4층은 전세물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재 2·3단지를 기준으로 16평형이
7000만∼8000만원, 18평형이 9000만∼9500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 있다. 월세물건도 찾는
사람이 많아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30만원 정도하는 16평형도 중개업소에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계약되고 있다.

3단지 앞 우성공인 관계자는 “이사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신규 전세물건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곳으로 이사 오겠다는 전세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덕주공단지의 전세물건 품귀현상은 다른 지역의 대규모 재건축단지의 이주수요 영향이
크다.

인근 저밀도 재건축단지인 강동시영 2단지의 경우 지난 8월말부터 이주가 시작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선 “이곳 전세금이 3500만∼5500만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강동구를 떠나지 않는 이상
고덕단지이외에는 달리 이주할 곳이 없다”고 전했다.

총 1400가구인 강동시영2단지와 함께 3000가구 규모인 강동시영 1단지도 곧 사업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돼 고덕지구의 전세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송파구 잠실주공 재건축 이주수요도 고덕단지로 몰려들고 있다. 이주가 마무리되고
있는 잠실3단지와 함께 잠실2단지(4450가구), 잠실시영(6,000가구)도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잠실주공3단지 앞 신천역부동산 이재춘 사장은 “인근에 원룸·투룸이 많지만 주차를 할 수 없고
평수도 작아 세입자의 상당수가 다른 재건축단지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고덕지구의 매매시장은 전세시장과 달리 정부의 9·5 조치 이후 줄 곳 약세를 보여 대부분의
저층단지에서 가구당 5000만원이상 떨어졌다. 최고 4억 5000만원까지 거래되던 고덕3단지 16평형은
3억 8000만∼3억9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고 고덕시영 17평형도 최고 6000만원 이상 떨어진
3억 35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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