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단어와 구절을 대등하게 나열하라

-같은 성격의 단어 나열
-같은 구조의 구절 나열
-단어 나열에는 가운뎃점, 구절 나열에는 쉼표 사용

단어와 구절을 적절하게 나열해야 일목요연하고 질서정연한 문장이 된다. 요령 없이 접속사나 쉼표를 남용함으로써 복잡하고 어수선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단어·구절을 나열할 경우 반드시 동일한 성격이나 구조를 지녀야 한다. 나열되는 단어의 성격이 다르거나 이어지는 구절의 구조가 다르면 문장 성분끼리 호흡하지 못하고, 글이 부드럽게 흘러가지 못한다.

'과' '와' '나' '및' 등 접속사 사용을 가급적 피하고 가운뎃점(·)이나 쉼표(,)를 이용해 단어와 구절을 앞뒤 대등하게 나열하는 것이 문장을 깔끔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단어 나열에는 가운뎃점, 구 또는 절의 나열에는 쉼표가 유용하다.

1.같은 성격의 단어 나열

단어를 나열할 때는 같은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일본·중국'에서처럼 국가를 나열할 때는 국가만 나와야 하고, '서울·도쿄·베이징'에서처럼 도시를 나열할 때는 도시만 나와야 한다. 이 둘이 섞이면 보기 싫을 뿐 아니라 문장 성분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지 못한다.

또 '서울과 대전과 대구와 부산'에서와 같이 단어 나열에 접속사를 많이 사용하면 읽기 불편하고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기 때문에 가운뎃점을 이용해 이들 단어를 한 무리로 묶는 것이 좋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에서처럼 단어 나열에 쉼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으나 그렇게 되면 문장이 온통 쉼표로 어지러운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서울·대전·대구·부산'과 같이 동일한 성격의 단어는 가운뎃점으로 나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대만·중국·하노이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중국은 나라 이름이지만 하노이는 도시 이름이므로 성격이 맞지 않는다. 하노이 역시 나라 이름인 베트남으로 해야 한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대만·중국·베트남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서양뿐 아니라, 인도, 이슬람, 중국 사회까지 다루고 있어, 성의 역사에 대한 폭넓은 조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쉼표가 너무 많아 의미의 단락을 구분하기 힘들다. '인도' '이슬람' '중국'처럼 같은 성격의 단어는 가운뎃점으로 나열하고, 필요 없는 쉼표는 없애는 것이 깔끔하다.

☞이 책은 서양뿐 아니라 인도·이슬람·중국 사회까지 다루고 있어 성의 역사에 대한 폭넓은 조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시인은 방랑하며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과 그리움을 만나고, 그곳의 파도, 개펄, 바다에서, 그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시를 길러낸다.

같은 성격의 단어인 '파도' '개펄' '바다'는 가운뎃점으로 나열하는 것이 보기에 좋고, 꼭 필요한 쉼표와의 중복도 피할 수 있다.

☞시인은 방랑하며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과 그리움을 만나고, 그곳의 파도·개펄·바다에서, 그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시를 길러낸다.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동맹국 및 우호국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긴밀한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지역 및 세계 안보전략 상황과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 '및' 등 접속사가 많아 의미를 구분하기 힘들고 읽기에 불편하다. '동맹국 및 우호국'과 '지역 및 세계'는 같은 성격의 단어이므로 가운뎃점을 이용해 '동맹·우호국' '지역·세계'로 나열함으로써 접속사를 줄이는 것이 보기에 좋다.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동맹·우호국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긴밀한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지역·세계 안보전략 상황과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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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같은 구조의 구절 나열

구절은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구나 절을 말한다. 이들을 나열할 때는 반드시 같은 구조를 지녀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도시' 구조의 구를 나열하려면 모두 이 형태가 돼야 한다. 또 '명사+명사'로 이루어진 명사구가 나열되다 갑자기 다른 형태의 구나 절이 나오면 문장 성분끼리 호흡하지 못한다. '목적어+서술어' 구조의 나열도 마찬가지 형태가 이어져야 한다.

'한국 서울,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에서처럼 여러 개의 구절을 나열할 때는 쉼표가 어울린다. 구절 나열에 단어 나열처럼 가운뎃점을 사용하면 보기 싫고, 혼란스러워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접속사를 줄이고 똑같은 구조의 구절을 쉼표로 나열하면 일목요연해져 눈에 잘 들어오고 문장도 부드럽게 흘러간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등이 세계 패션을 주름잡고 있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는 '나라+도시'의 구조로 돼 있으나 '미국'은 나라만 있고 도시가 없다. 미국도 도시 이름을 넣어 주든가, 아니면 도시 이름을 모두 빼고 나라로만 나열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등이 세계 패션을 주름잡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이 세계 패션을 주름잡고 있다.

◆'디지털 홈'이 실현되면 인터넷·휴대전화로 가전기기 제어·조명 조절·원격 진료 등을 할 수 있다.

'가전기기 제어' '조명 조절' '원격 진료'와 같은 구의 나열에는 가운뎃점보다 쉼표가 적절하다.

☞'디지털 홈'이 실현되면 인터넷·휴대전화로 가전기기 제어, 조명 조절, 원격 진료 등을 할 수 있다.

◆중국의 긴축정책·미국의 금리 인상·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우리 경제는 더욱 침체에 빠져 들고 있다.

구의 나열에는 가운뎃점보다 쉼표가 어울린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우리 경제는 더욱 침체에 빠져 들고 있다.

◆그날 저녁 너무 아파 음식을 먹을 수도 잠도 잘 수 없었다.

'음식을 먹을 수도' '잠도 잘 수'의 구성 방식이 다르다. 똑같은 구조인 '잠을 잘 수도'로 고쳐야 한다.

☞그날 저녁 너무 아파 음식을 먹을 수도, 잠을 잘 수도 없었다.

◆그동안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이산가족 상봉이 면회소 설치, 상봉을 정례화함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면회소 설치'와 '상봉을 정례화'가 성격이 다른 구조여서 어색하다. 둘 다 '명사+명사' 형태로 하든가 '목적어+서술어' 형태로 해야 한다.

☞그동안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이산가족 상봉이 면회소 설치, 상봉 정례화로 이산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이산가족 상봉이 면회소를 설치하고 상봉을 정례화함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신뢰 회복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사 간의 신뢰 회복'은 구의 형태이고, '제도를 정비하는 것'은 절의 형태다. 따라서 둘 다 같은 구조로 바로잡아야 한다.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신뢰 회복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합리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 팽창의 비밀을 밝히는 데, 우주의 원소 분포를 조사하는 데, 그리고 양자역학의 확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목적어+서술어' 형태의 절이 나열되다 갑자기 '양자역학의 확립'이라는 명사구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절의 형태인 '양자역학을 확립하는 데'로 바꿔야 한다.

☞우주 팽창의 비밀을 밝히는 데, 우주의 원소 분포를 조사하는 데, 그리고 양자역학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빈국들끼리 관세장벽 철폐, 상호 무역량을 늘림으로써 경제를 부흥시키고 선진국에 맞서자고 주장한다.

'관세장벽 철폐'는 명사구이고, '상호 무역량을 늘림으로써'는 절의 형태이므로 서로 구조가 맞지 않는다. 둘 다 같은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빈국들끼리 관세장벽을 철폐하고 상호 무역량을 늘림으로써 경제를 부흥시키고 선진국에 맞서자고 주장한다.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빈국 간 관세장벽 철폐, 상호 무역량 증대로 경제를 부흥시키고 선진국에 맞서자고 주장한다.

◆우리 동호회는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 교류와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친목 도모'(구)와 '친목을 도모하고'(절)의 형태가 다르다.

☞우리 동호회는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를 하고 있다.
☞우리 동호회는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를 교류하고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은 독서를 하고, 꾸준한 글쓰기 연습,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많은 독서를 하고'(절)가 '꾸준한 글쓰기 연습' '체계적인 지도'(구)와 구조가 달라 서로 호응하지 못한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은 독서, 꾸준한 글쓰기 연습,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글을 잘 쓰려면 독서를 많이 하고, 글쓰기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며, 지도를 체계적으로 받아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거나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는데도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장기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가능성'에 연결되는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거나'(절)와 '중국 경기의 경착륙'(구)이 구조가 달라 자연스럽지 못하다. 같은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거나 중국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는데도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장기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나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는데도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장기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