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산 뒷산에 칡뿌리 캐어먹고
산초 한 망테기 어께메고 오던 산 비탈길
정월 대보름날 청솔가지 꺽어서
달집짓고 놀던때가 한없이 그립구나.

안골 골짜기에 밀살이 하여 먹고
누렇게 익어진 보릿골 사이로 숨바꼭질하고
보리피리 꺽어불며 소 먹이고
소꿉장난
공기놀이하며 놀던 친구야.

금천 물 맑고 긴 강에서 멱 감고
고동잡고, 고무신으로 고기잡다
해저무는줄 모르고 놀았던
그 시절이 자꾸만 그립구나.

밥 소쿠리 몰래 훔쳐 피라미 잡다
티 도리 벗긴 소쿠리 던지고
새까만 얼굴로 후다닥 후다닥
메뚜기 잡다가
어머니께 회초리 맞을때가
한없이 좋았구나.

뒷동산 잔디밭 묘지위에
허공을 바라보며 한없이 꿈을 키우며
연날렸던 동무들
정겨운 고사리 손.

꽁보리밥 숭늉에 허기진
배를 채워
금천강 새들보 겨울철 그 때
얼음을 타다
메거지 잡았던 소리.

솜바지 가랑이에 물먹어 흘러
양지쪽 받이에 오들오들 떨다
모닥불 피워놓고
정강이 솜타는 줄 모르고 발이 시려 동동
뛰던 그 정겹던
친구가 한없이 그립구나.

--- 죽마고우를 떠올리며, 박 주 현---

개구장이 수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