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경을 읽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치우친 견해를 버릴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무슨 까닭에 마하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셨을까?”

이에 대해 대지도론에는 수없이 많은 이유를 대는데,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붓다가 우리에게 반야경을 들려주는 이유는,

첫째, 경율론의 삼장에는 성문(聲聞)들에게 들려주는 숱한 법문이 들어 있지만 정작 보살행에 대해서는 일러주지 않았기에 마하반야바라밀경을 통해서 보살행을 가르쳐주기 위해, 둘째, 붓다를 염하는 삼매(염불삼매)를 닦는 보살에게 훌륭한 이익을 얻게 해주기 위해,

셋째, 보리수 아래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후 뭇 중생들에게 처음으로 법문을 설하시되 “모든 법 중에서 가장 깊은 이치는 반야바라밀이다”라고 하셨으니, 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넷째, 붓다는 모든 것에 대한 지혜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에게서 의혹을 없애주기 위해,

다섯째, 그릇된 스승을 만나 바른 길에 들지 못하는 사람을 향해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그를 구제하기 위해, 여섯째, “아무리 붓다가 뛰어나다고 해도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저 눈속임으로 세상을 속일 뿐이다”라고 붓다를 질투하며 비방하는 사람들의 교만을 꺾기 위해서,

‘이 정도면 됐다’ 안주하지 않고

더욱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가르침

일곱째, 사람들로 하여금 법을 믿고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여덟째, 사람들에게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 아홉째, 번뇌라는 병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병을 고쳐줄 의사를 만나지 못한 채, 오히려 그릇된 의사를 만나 더 심한 괴로움에 내몰리는 사람들에게 번뇌를 치유할 약인 반야경을 쥐여 주기 위해,

열째, “붓다도 우리들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으니, 나고 죽고 굶주리고 목말라 하고 추위와 더위에 시달리며, 늙고 병이 드는 등 괴로움을 겪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착각을 바로 잡기 위해, 열한째, 쾌락 아니면 고행 양극단에 치우친 편견을 바로잡아 중도에 들게 하기 위해,

열두째, 붓다의 육신에 공양하는 과보와 법신에 공양하는 과보를 잘 나누어 일러주기 위해,

열셋째, 수행의 길에서 겁을 먹고 물러나지 않는 지위와, 마음을 어지럽히는 마라(魔)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

열넷째, 미래 사람들이 반야바라밀에 공양하고 그들이 얻게 될 성문과 연각, 보살승에 대해 예언을 하기 위해, 열다섯째, 세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전개되는 지에 관한 입장(世界悉檀), 사람들 저마다의 근기와 성향에 대한 입장(各各爲人悉檀), 번뇌에 대처하는 방법에 관한 입장(對治悉檀), 그리고 가장 뛰어난 진리에 대한 입장(第一義悉檀)을 들려주기 위해,

열여섯째, 뛰어난 재능과 예리한 지혜를 지닌 논사들로 하여금 붓다의 가르침에 커다란 믿음을 내게 하기 위해, 열일곱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모양(相)을 관찰하고 모든 법의 참모습은 공(空)이라는 사실을 일러주기 위해,

열여덟째, 세상의 모든 존재, 모든 가르침, 온갖 수행법들을 일러주기 위해, 열아홉째, 색수상행식을 항상하다고 관찰하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아니요, 무상하다고 관찰하여 행하는 것도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이 아님을 일러주기 위해,(대지도론1권)

그리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입니다.

대지도론에서 든 ‘반야경을 설한 이유’가 부처님의 입장에서 밝힌 내용이라면, 우리의 입장에서는 ‘반야경을 읽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반야경을 읽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는?

첫째, “이 정도면 됐다”라며 안주하지 않고 더욱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둘째, 우리의 롤모델인 붓다에 대해 알 수 있으니까,

셋째, 치우친 견해, 선입관, 편견을 버릴 수 있으니까,

넷째, 고질병인 번뇌를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치유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다섯째, 지혜로워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