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커야 보살

대해(大海)처럼 크고 위대한 존재

여성과 ‘보살’이란 칭호는 밀접합니다. 그런데 여성 불자들을 ‘보살’이라고만 부르지 ‘마하살’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부르지는 않습니다. 마하살은 좀 더 큰 뜻을 갖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마하살 즉 마하살타(mahasattva)는 아시다시피 ‘크다’는 뜻의 ‘마하’와, ‘중생’ 혹은 ‘유정’이란 뜻의 ‘살타’가 붙여진 단어로, 큰 존재 즉 위대한 존재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질문을 할 수가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크고 위대하다는 말일까? <대지도론> 제5권에서 그 대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첫째, 마하(摩訶)는 크다(大)란 뜻이고, 살(薩)은 중생 또는 용맹스러운 마음이란 뜻으로 매우 용맹스러운 마음을 가진 이를 가리킬 때 부르는 이름입니다. 큰일을 결심하고 이루되 도중에 물러서거나 돌아서지 않을 만큼 용맹한 것입니다.

둘째, 수많은 생명체들 가운데 으뜸가는 이를 가리켜 마하살이라고 합니다.

셋째, 수많은 생명체들 속에서 대자대비를 일으켜 대승을 세우고 큰 길(大道)을 걸으며, 가장 큰 경지(最大處)를 얻기 때문에 마하살이라고 합니다. 대자, 대비, 대승, 대도, 대처라고 해서 크다(大)라는 글자가 거푸 들어가는 것이 기억할 만합니다.

넷째, 위대한 사람의 모습(大人相)을 성취하는 까닭에 마하살이라고 하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이익을 위해서 은혜를 베풀고 보답을 바라는 마음에 재물을 베풀지만” 그에 비해 미운 사람 예쁜 사람 차별 없이 똑같이 이롭게 하시는 부처님 같은 분, 바로 이런 존재가 마하살이라고 불립니다.

이름만이 ‘보살’ 아니라
마음까지 ‘마하살’ 돼야

다섯째, 반드시 설법을 해서 모든 중생을 포함하여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그릇된 견해와 애착, 교만 등의 온갖 번뇌를 깨뜨려야만 하니, 그런 까닭에 마하살이라고 합니다.

여섯째, 한량없고 가없고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중생들을 모두 구제해서 그들을 괴로움을 떠나 평안한 즐거움에 머물게 해야 하니, 이렇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큰마음을 지녀 수많은 중생을 제도하는 까닭에 마하살이라고 합니다.

일곱째, 보살은 큰 일을 이루고자 하고 큰 곳(大處)에 이르고자 하여 큰 원을 일으키니 이 때문에 마하살이라고 합니다.

마하살을 설명하는 <대지도론>의 구절을 보면, 이처럼 자비도 크고, 수레(乘)도 크고, 수행(道)도 크고, 이르는 곳도 크고, 서원도 클 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생도 모두 구제하고, 큰 번뇌도 깨기 때문에 ‘큰 존재’ 즉 ‘마하살’이라 합니다.

어지간한 규모는 감히 명함도 내밀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다 커서 ‘마하살’이라고 한다지만, 그 중에 딱 한 가지를 들라 하면 그건 바로 ‘마음’이 크기 때문에 ‘마하살’이라 불린다고 대답하겠습니다.

마음이 큰 사람, 이게 바로 보살이요, 마하살입니다.

<대지도론>에는 보살의 마음에 대해 이렇게 경전 구절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보살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대해와도 같아서 모든 부처님의 법을 지닐 수 있고, 보살의 마음이 단단하니 수미산 같고, 보살은 약 중에 으뜸가는 명약과 같아서 모든 번뇌의 병을 없애주고, 보살은 태양 같아서 칠흑 같은 어둠도 없애주며, 보살은 땅과 같아서 모든 중생을 감싸주고, 보살은 바람 같아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보살은 불과 같아서 온갖 그릇된 견해와 번뇌를 태워버리고, 보살은 구름과 같아서 법의 비를 내리고, 보살은 달과 같아서 복덕의 빛으로 만물을 비추고, 보살은 제석천 같아서 모든 중생을 지켜준다.”

명약 같고, 태양 같고, 땅 같고, 구름 같고, 달 같은 마음을 가진 보살이 바로 ‘보살마하살’입니다. 이제 ‘보살!’이라고 불릴 때마다 이름만 보살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마하살’일 수 있도록 한 번 제대로 살아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