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음행을 하지 않는다

아내는 최상의 친구

출가자에게는 엄격한 금욕 생활…

재가자는 사랑으로 배우자 대하라

불사음계는 그릇된 음행을 하지 않는다는 계입니다. ‘그릇된 음행’의 정의를 분명하게 알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처님은 세상의 성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실까요? 출가제자에게는 매우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가자, 특히 성인남녀의 부부관계에 대해서 부처님은 가타부타 말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부가 사랑으로 맺어져 한마음으로 지내는 것에 대해 적극 권하고 있으니

“부자간에, 형제간에, 부부간에, 친족간에 항상 서로 사랑하여 시기하거나 증오하지 말라. 안색은 항상 화평하게 하고 서로 멀리 있어도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라.”<무량수경>, 또는 “아내는 최상의 친구”<잡아함경>라고 말씀하십니다.

다만, 배우자에게 너무 빠져서 혹은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못해 고민을 하고 있는 재가자에게는 결혼생활(부부관계)이 갖고 있는 흠을 언급하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세상은 남녀의 만남과 사랑과 결합으로 유지되는 만큼 모든 ‘음행(성관계)’을 금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따라서 재가자에게는 그릇된 성관계(邪淫)를 금할 뿐, 일체의 성관계를 금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것도 궁금해집니다. 사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접대 차원에서 윤락업소에 드나들었을 경우, 그리고 혹시 불륜을 했어도 상대 배우자가 그 사실을 몰랐을 경우는 죄가 되지 않는 건 아닐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두 가지 경우도 ‘그릇된 성관계(邪淫)’입니다.

<대지도론>제13권에 따르면 그릇된 성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부모나 형제자매, 남편이나 자식, 세간의 법으로 보호받는 여성을 범하는 것. ② 출가한 여성을 범하는 것 또는 재가 여성일 경우 단 하루의 계를 받았을 때 범하는 것. ③ 힘이나 재물로 속이고 유혹하여 범하는 것. ④ 아내가 임신했을 때, 아기에게 젖먹일 때, 혹은 정상적이지 않은 곳에 강제로 범하는 것. ⑤ 윤락여성에게 물건이나 꽃과 같은 것을 선물하면서 범하는 것.

특히 부모나 형제자매, 배우자나 가족이 없는 여성도 범해서는 안 되니, 그것은 세상의 정의(법)가 무너지기 때문이라며, 힘이나 재물로 속이고 유혹하여 범하는 것도 그릇된 성관계(사음)로 지정하고 있다는 것은, 권력을 이용해 약자에게 성 관계를 요구하거나 원조교제를 ‘불법(不法)’으로 규정하는 불교 입장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한편 아내가 임신했을 때 성관계를 갖는 것은 현대의학에서는 금기사항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지도론>은, 임신 기간 중에는 아내가 힘들어하고 또 태아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에 성관계를 금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아기에게 젖먹일 때 성관계를 가지면 엄마의 젖이 말라붙게 되거나 음욕에 정신이 팔려 아기를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의 부부관계도 ‘그릇된 성관계’이며, 그외 유사 성행위도 ‘그릇된 성관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내의 불륜을 남편이 몰랐고 그래서 남편이 괴로워하지 않는다고 해도 남편이 알든 모르든 그것은 ‘죄’가 됩니다. “부부의 정이란, 몸뚱이는 달라도 한몸(異身同體)이어서 다른 사람이 사랑하는 것(배우자)을 빼앗으면 그 본마음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도둑질이 된다”고 <대지도론> 제13권에서는 딱 잘라서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