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덮고 있는 다섯 가지 덮개허물 들춰내 빨리 제거하라
탐욕·성냄·수면·들뜸·의심은
선정을 닦고 싶다면 5-5-5 이 세 가지 숫자를 기억하시라는 말씀, 잊지 않으셨지요?
5-5-5는 물리쳐야 할 다섯 가지-없애야 할 다섯 가지-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입니다. 지난 호의 어미새 이야기는 다섯 가지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화를 자초한 왕자의 경우를 통해서 오욕의 위험을 경고한 것입니다. 다섯 가지 욕망은 ‘물리쳐야 할 다섯 가지’로서 5-5-5에서 첫 번째 5에 해당합니다. 이제 <대지도론>제17권에서는 두 번째 항목인 ‘없애야 할 다섯 가지’ 설명에 들어갑니다.
불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번뇌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라는 삼독입니다. 우리를 괴롭고 힘들게 하기 때문에 ‘독’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까지 얻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초기경전인 니까야를 읽다보면 삼독만큼 자주 등장하는 번뇌가 또 있습니다. 다섯 가지 덮개라는 뜻의 오개(五蓋, panca-nvaranni)입니다. 마음을 푹 덮은 어둔 장막과 같아서 ‘덮개(蓋)’라는 말로, 또는 착한 일하는 것을 자꾸 방해하기 때문에 ‘장애(障)’로 한역합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려는 사람은 그 무엇보다 이 다섯 가지 덮개(혹은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고 경전에서는 누누이 말합니다. <대지도론>제17권에서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덮개의 허물을 들추고, 빨리 제거할 것을 당부합니다.
첫 번째, 탐욕이라는 덮개입니다. <대지도론>에 따르면 “탐욕스런 사람은 진리에서 아주 멀어지니 무슨 까닭인가? 욕망은 온갖 어지러움(惱亂)이 머무는 곳이 되니, 마음이 탐욕에 집착하면 진리에 가까워질 수가 없다”고 합니다.
두 번째, 성냄이라는 덮개입니다. “성냄은 모든 착한 법을 잃게 만드는 근본이요, 악한 갈래에 떨어지게 만드는 원인이며, 모든 즐거움의 적이요, 착한 마음을 노리는 적이며, 온갖 험담이 모이는 곳이다”는 것이 <대지도론>의 설명입니다.
세 번째, 수면(睡眠)이라는 덮개입니다. “수면은 이번 생의 세 가지 행복 즉 즐거움, 이로움, 복덕을 깨고, 나아가 이번 생과 다음 생의 완전한 즐거움을 깨며, 수면에 자주 빠지는 이는 죽은 사람과 다르지 않아 그저 숨만 붙어 있는 것과 같다”고 <대지도론>에서는 설명합니다.
네 번째, 들뜸(掉)과 후회(悔)라는 덮개입니다. “들뜸은 출가의 마음을 깨뜨린다. 마음을 거두고 모아도 머무르기 쉽지 않거늘 들뜨고 산란해서야 되겠는가. 들뜨고 산란한 사람은 고삐 풀리고 술 취한 코끼리와 같고, 코가 잘린 낙타와 같아서 제지할 수 없다. 그리고 후회란, 큰 죄를 저지른 사람이 언제나 두려운 마음을 갖는 것과 같으니, 후회의 화살이 마음에 꽂히면 도저히 뽑을 수 없다”고 <대지도론>에서는 말합니다.
다섯 번째, 의심이라는 덮개입니다. “의혹이 마음을 덮으면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니,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부처님 가르침을 아무리 들어도 얻는 것이 없다. 마치 보배산에 들어간 사람이 손이 없으면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라는 것이 <대지도론>의 설명입니다.
초기경전에는 선정을 닦으려면 가장 먼저 악업을 멈추고 그리고 행동거지를 가지런하고 반듯하게 지키고 유지하며, 마음을 덮고 있는 다섯 가지 덮개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 여러 차례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덮개가 왜 사람에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는 설명도 <중아함경>(제10권)에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다섯 가지 덮개에는 그것이 생겨나게 된 원인이 있으니, 그 원인이란 바로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세 가지 악행이다. 세 가지 악행 또한 생겨나게 된 원인이 있으니, 그 원인은 바로 눈, 귀, 코, 혀, 몸, 뜻의 감각기관을 잘 지키지 못한 것이다.”
5-5-5의 설명에서 오욕락을 물리쳐야 한다는 <대지도론>의 말은 <중아함경>의 내용과 똑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