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위험한 즐거움

욕망 빠지면 ‘독사 광주리’ 안은 것 같아

27가지 상태의 비유로 들려줘

위험한 즐거움에 취할 것인가

<대지도론>제17권에서는 열네 가지 비유를 들어 욕망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일러준 뒤 “참으로 무섭지 않은가! 이런 욕망에 붙들리면 사람은 온갖 괴로움에 시달리게 되리니…”라는 깊은 탄식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이어서 욕망에 빠진 사람은 27가지와도 같은 상태라고 비유로써 들려주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습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대로 했지만 옥에 갇힌 뒤에는 자유를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그물에 걸린 새와 같습니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셋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갈고리를 삼킨 물고기와 같습니다. 달콤한 미끼를 덥석 물어서 이제 뭍으로 끌어올려질 운명에 놓인 물고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넷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개에게 붙잡힌 승냥이와 같습니다. 다섯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솔개 무리 사이에 놓인 까마귀와 같습니다. 여섯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멧돼지를 만난 뱀과 같습니다. 잡아먹힐 운명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고양이들 사이에 놓인 쥐와 같습니다.

여덟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구덩이에 빠지기 직전의 상태와 같습니다. 아홉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펄펄 끓는 기름에 떨어진 파리와 같습니다. 열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전선(戰線)에 나선 겁쟁이와 같습니다. 그에게는 이제 적군의 살해위협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한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걷지 못하는 사람이 사나운 불길을 만난 것과 같습니다. 어서 일어나서 도망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열두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소금강물에 빠진 것과 같습니다. 열셋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칼날에 묻은 꿀을 핥는 것과 같습니다. 언제 베일지 모르는데 달콤한 꿀맛에 취해 있기 때문입니다. 열넷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번화가 사거리에 던져진 조그맣게 저민 살코기와 같습니다. 사방 어느 곳에서 그 살코기를 탐내어 동물들이 달려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열다섯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얇은 천으로 가려진 칼의 숲을 거니는 것과 같습니다. 언제 베일지도 모르면서 거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여섯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더러운 것을 덮은 꽃에 취한 것과 같습니다. 화려한 꽃 장식에 취해서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열여덟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독이 든 항아리에 발린 꿀에 취한 것과 같습니다. 열아홉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독사가 들어 있는 광주리를 덥석 안은 것과 같습니다.

스무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허황되고 미치고 꿈과 같은 것을 사실이라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물한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빌려온 물건을 제 것이라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드시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물두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마술사의 손동작에 홀린 어린아이와도 같습니다. 스물셋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불꽃과 같아서 실다움이 없습니다.

스물넷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깊은 물에 빠진 것과 같아서 헤어날 길이 없습니다. 스물다섯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물고기인 마갈어 주둥이에 막 삼켜지고 있는 배와 같습니다. 스물여섯째, 욕망  빠진 사람은 우박의 해를 입은 곡식과 같습니다. 스물일곱째, 욕망에 빠진 사람은 벼락 맞은 사람과 같습니다.

욕망이란 이와 같아서 온통 해로움뿐이요, 즐거움 아주 적고 괴로움이 너무나도 크니 어서 빠져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지도론>에서는 묻습니다. 나아가 이런 위험천만한 즐거움에 그래도 취할 것인지, 아니면 맑고 깨끗하고 그 사람을 성장시켜주는 선정의 즐거움을 추구할 것인지 <대지도론>은 묻습니다. 여러분의 대답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