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바라밀은 서로 도와 완성

반야바라밀⑩ 여섯 바라밀은 서로 도와 완성된다

법인이 지혜와 닿아 반야바라밀

선정바라밀이 반야바라밀 낳아

깨달음을 추구하는 보살은 여섯 가지의 완성-즉 육바라밀을 실천해야 합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가운데 앞의 다섯 바라밀과 마지막 반야바라밀의 관계도 생각해봄직 합니다. 다섯 바라밀을 다 실천하고 난 뒤에 마지막 반야바라밀을 실천할 것인가, 아니면 앞의 바라밀을 충실히 하다보면 그것이 반야바라밀의 완성과 저절로 맞닿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지도론>제18권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먼저 보시바라밀입니다. 보시를 통해서 반야바라밀까지 이어지려면 이와 같아야 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보리심을 일으켜서 보시할 때 보시라는 상을 구하되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며 항상하지도 않고 항상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이와 같이 보시의 참다운 상을 알고 또 이처럼 일체법을 이해한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보시를 원인으로 해서 반야바라밀을 얻는다고 한다.”

다음으로, 지계를 통해 반야바라밀을 얻으려면 이와 같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계를 지킬 때 중생을 어지럽히지 않고 마음에 후회가 없어야 하니, 만일 상을 취하여 집착을 일으키면 곧 다툼이 일어난다. 이 사람이 비록 앞에서는 중생에게 화내지 않았어도 법에 대해 애증심을 갖는다면 이것이 중생에게 화를 내는 일이다. 그러므로 중생을 어지럽게 하지 않으려면 모든 법은 평등하다고 실천해야 하니, 죄와 죄 없음을 분별하면 이것은 시라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죄를 미워하고 죄 없음을 사랑하면 마음이 교만해지고 오히려 중생들을 번민 속에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보살은 죄와 죄 없음을 관하되 마음에 미워함과 사랑함이 없어야 하니, 이와 같이 관찰하면 이것은 시라바라밀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반야바라밀을 얻는 것이 된다.”

다음으로, 인욕을 통해 반야바라밀을 얻으려면 이와 같아야 합니다. “보살이 ‘만일 법인(法忍)을 얻지 못하면 능히 언제나 참지 못하게 되니 모든 생명들은 핍박을 참은 적이 없다. 괴로움이 다가오면 참지 못하니 마치 매를 두려워하여 결국 죽음의 괴로움에 이르게 되는 것과 같다. 이런 인연으로 법인을 일으켜야 하니 때리는 자, 비난하는 자, 그리고 고초를 받는 자가 없으니 이것은 그저 지난 세상의 전도된 과보를 인연으로 받는 것이다’라고 생각해야 하며, 이때 사인(事忍, 참는 일)과 법인(法忍, 참는 법)을 분별하지 않고 궁극적인 공(畢竟空)에 깊이 들어가니 이런 까닭에 법인이라고 한다. 이 법인을 얻으면 언제나 중생들을 다시는 어지럽히거나 중생에게 화내지 않을 것이요, 법인이 지혜와 맞닿으면 이것이 반야바라밀이다.”

다음으로, 정진을 통해 반야바라밀을 얻으려면 이와 같아야 합니다. “정진은 언제나 모든 선한 법에 머물러 있으며 모든 선한 법을 이루어지게 한다. 만일 지혜로 온갖 법을 헤아리고 분별하여 법의 성품에 통달하면 이때 정진은 지혜가 이루어지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정진의 진실한 상을 알아서 몸과 마음을 떠나 여실하게 흔들림이 없으리니, 이와 같으면 정진이 반야바라밀을 낳는 것이다. 다른 정진은 허깨비와 같고 꿈과 같아서 진실하지 않으므로 말하지 않겠다.”

다음으로, 선정바라밀이 반야바라밀을 낳는 것은 이렇습니다. “만일 깊은 마음으로 생각을 거두면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리니,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이란 보고 듣고 생각하는 알음알이(見聞念知)로는 얻을 수 없다. 오직 모든 부처님이 아승지겁에 얻으신 실상의 지혜가 있어 믿을 만하니, 이 지혜로써 선정일심에 의지하여 모든 법의 실상을 관찰한다면, 이것을 선정 속에서 반야바라밀을 낳는다고 이름한다.”

육바라밀의 설명이 어느 정도 끝났습니다. 이제 홀가분하게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