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운 마음

사무량심②-사무량심을 행한다는 것

마음 닦음은 애증 없애기 위함

잘 닦아 걸림 없이 두루 채워야

자비희사는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은 나 이외의 존재들을 향해서 품어야 합니다. 그렇게 온 세상을 향해 사무량심을 품는 사람은 보살입니다. 그런데 이 사무량심은 한없이 남에게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이롭습니다. 즉, 자신의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번뇌를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대지도론>제20권에 따르면,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는 이유는 중생에게 들어 있는 화내는 생각을 없애기 위함이요, 연민하는 마음(悲心)을 닦는 이유는 중생에게 들어 있는 괴롭히려는 생각을 없애기 위함이며,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닦는 이유는 중생들에 대해 기뻐하지 못함을 없애기 위함이며, 버리는 마음(捨心)을 닦는 이유는 중생들에게 들어 있는 사랑과 미움 즉 애증을 없애기 위함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니 내 마음에 있는 분노와 괴롭히려는 마음, 불유쾌함이나 애증을 벗어버리고 싶다면 바로 사무량심을 닦으라는 것입니다.

<대지도론>에서는 자비희사 네 가지 마음 가운데 먼저 ‘자’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무진의보살의 질문’이라는 경의 문장을 인용해서 자애로운 마음(慈心)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중생연(衆生緣), 법연(法緣), 무연(無緣)입니다. 우선 간단히 설명한다면, 중생연(衆生緣)은 중생을 조건으로 생기는 자애로운 마음입니다. 법연(法緣)은 법을 조건으로 생기는 자애로운 마음이고, 무연(無緣)은 아무런 조건 없이 생기는 자애로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무량심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 것일까요?

<대지도론>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부처님이 여러 경에서 설하신 바와 같이, 어떤 비구가 자애와 어우러진 마음(慈相應心)으로 화내지 않고, 한을 품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번민하지 않으며, 넓고 크고 한량없이 잘 닦는다. 그러면 자애로운 마음이 막힘없이 세상을 두루 채운다. 동쪽 세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에게 자애로운 마음으로 해탈을 얻어 가득 채우고, 남쪽, 서쪽, 북쪽과 사유와 상하의 시방 세계 중생들에게도 그러하며, 연민과 기쁨과 담담함과 어우러진 마음 또한 그와 같다.”

한문으로 이루어진 문장은 주술관계가 문법적으로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번역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위의 문장을 몇 날 며칠째 들여다보고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원하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막힘없이 세상을 두루 채운다’ 즉 득해편만(得解遍滿)이란 말에서 ‘득해’가 문제입니다. 막힘이 없다는 뜻으로 풀어도 괜찮은지 혹시 해탈을 얻는다는 뜻이거나 아니면 이해를 얻는다는 뜻은 아닌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깜냥으로 위와 같이 풀어봤습니다. 제 해석이 틀렸으면 지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위의 <대지도론> 대답에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자애와 어우러진 마음 즉 자상응심(慈相應心)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慈)는 마음의 작용(心數法)을 말하는데, 마음속의 어지러움과 혼탁함, 다시 말하면 성냄이나 원한, 인색함이나 탐욕 등의 번뇌를 없애줄 수 있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물을 맑히는 구슬을 흐린 물속에 넣으면 물이 이내 깨끗해지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속으로 자꾸 자애를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마음속에 들어 있던 온갖 번뇌들이 사라지게 되니, 바로 이렇게 해서 자애와 상응한 마음은 성냄이나 원한, 원망과 어지러움이 없게 되고, 이 마음을 광대무량하게 잘 닦아서 온 세상에 걸림 없이 두루 채운다는 것이 바로 사무량심을 실천하는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온 세상이란 동서남북 사유 상하의 시방세계입니다. 어느 곳을 향하든지 마음속에 자애를 품고 자애로운 마음을 내뿜으라는 뜻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