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움은 강하고 즐거움은 약하다

사무량심⑤-아쇼카왕의 동생이야기

즐거움은 자애심 기쁜마음으로 강해져

괴로움은 강해서 연민심 하나로 족해

아쇼카왕은 인도 역사에서 그 이름을 뚜렷이 남긴 제왕입니다. <대지도론>제20권에는 아쇼카왕과 그 동생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아쇼카왕 동생의 이름은 위타쇼카(Vtaoka)인데 그는 평소 고행주의자들을 깊이 존경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처님 제자들에 대해서는 고행을 하지 않고 옷을 입고 밥을 먹으니 쾌락에 빠져 지낸다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고행을 닦지 않기 때문에 “붓다의 제자 가운데는 해탈한 자가 없다”라고까지 말하고 다녔습니다.

이런 동생을 일깨워줄 것을 늘 고민하던 왕은 어느 날 꾀를 냈습니다. 그는 왕을 상징하는 왕관과 보검, 그밖에 왕만이 착용할 수 있는 모든 장식물을 다 벗고 목욕하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신하 한 사람이 왕의 동생 위타쇼카에게 다가가 권했습니다.

“어차피 당신이 왕위를 잇게 되어 있으니 지금 이 왕관을 한 번 써보고 보석을 몸에 달아보시겠습니까?”

위타쇼카는 그 말에 혹해서 왕의 차림을 갖추고 왕좌에까지 앉았습니다. 비록 호기심에서 그랬다 해도 이건 엄연히 쿠데타입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왕에게 들켰습니다. 왕은 노발대발했습니다.

동생의 목을 치겠다면서 사형수까지 불렀습니다. 하지만 신하들의 만류로 그는 분노를 가라앉혔습니다. 분노가 가라앉자 왕은 동생의 심정을 헤아렸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위타쇼카가 7일간 왕으로 살도록 허락하겠다. 7일 뒤에는 참수하겠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위타쇼카에게 이제 무제한의 쾌락이 주어졌습니다. 아육왕전에 따르면 10만의 음악이 연주되었고, 10만의 바라문이 합장하고 축복했으며, 10만의 궁녀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시중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형수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은 성문 밖에서 매일 크게 외쳤습니다.

“이제 하루가 지났습니다. 엿새 뒤에는 그대의 목숨을 끊겠소. 죽을 날이 멀지 않았소. …, 닷새 뒤에는….”

이렇게 위타쇼카가 죽을 날짜를 세면서 고하는 것이었습니다. 7일이 지나자 아쇼카왕은 동생을 불렀습니다.

“그토록 왕좌를 탐내더니 7일 동안 그 쾌락을 맘껏 탐했는가?”

“먹어도 먹는 것 같지 않고, 웃겨도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귀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코로도 그 어떤 향긋한 냄새를 맡을 수 없었습니다. 사형수가 저토록 저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는데 어떻게 즐거울 수가 있겠습니까?”

아쇼카왕은 말했습니다.

“너는 네 한 몸의 죽음을 걱정하느라 왕위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다. 그런데 스님들은 생노병사와 지옥 중생들의 고통과 하늘의 신의 덧없음에 따르는 고통까지 모두 걱정하느라 그 마음이 즐거울 수가 없다. 눈으로 봐서 고행주의자에 비해 쾌락에 젖어 사는 것 같지만 연꽃이 물에 젖지 않듯 쾌락에 젖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찌 승가를 비방할 수 있겠느냐?”

이 일로 인해 위타쇼카는 출가하게 되었고 훌륭하게 수행을 완성했습니다. <아육왕전>

괴로움은 강하고 즐거움은 그에 비해 약합니다. 어떤 사람이 아주 즐겁고 쾌적하게 지내다가 손가락 끝에 가시가 박히면 그 순간 즐거움은 다 사라지고 가시의 아픔만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즐거움은 약하기 때문에 자애심(慈心)과 기쁜 마음(喜心)의 두 마음으로 설명해야 강해질 수 있지만, 괴로움은 강하기 때문에 연민심(悲心) 하나 만으로도 족하다는 것이 <대지도론>의 설명입니다